"부어라! 마셔라!"
1, 2, 3차 등 끊임없이 이어지며 끝장을 보는 식의 우리나라 음주문화는 세계적으로 알아준다.

이미 국내 직장인의 10명 중 8명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있었고 10명 중 2명 가까이가 알코올 의존성향을 보이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렇듯 음주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 음주 문화의 시급한 개선이 요망되고 있다.

22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엄동욱 수석연구원과 김진혁 연구원, 이상우 연구원이 발표한 `직장인 음주행태와 기업의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4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83.0%가 주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있었고 주 2 ~ 3회는 29%, 주4회 이상은 3.4%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알콜의존정도를 나타내는 미국 `CAGE`지표에 따라 분석할 경우 알코올 의존성향비율은 남성 23.7%, 여성 14.7%으로 전체 23%가 알코올 중독의 초기단계인 알코올 의존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직종별 알코올 의존 성향 비율은 생산직(28.0%), 영업.마케팅(26.3%), 사무직(23.3%), 연구개발직(16.5%) 등의 순이었다.

한편 70.5%는 '현재의 음주문화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답했고 음주의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강압적인 술문화(47.0%)와 폭음(35.6%)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실 도를 넘어선 음주문화는 개인적인 문제에서 생산성 저하를 비롯한 경제, 사회적인 비용을 초래하는 주범으로도 꼽힌다.

엄동욱 수석연구원은 소주1병이 체외로 방출되는데 12시간이 소요되므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술을 마신 다음날은 취중 근무를 하는 셈이라고 지적하며 음주로 인한 각종 사고는 기업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므로 직장인 음주문제에 대한 종합대책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물론 직장 밖의 사회에서도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자 증가, 알코올사용 장애자, 가정폭력.성폭력 등 각종 범죄, 음주운전 사고 등 사회적인 문제를 양산하는 진원지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International Center for Alcohol Policies`가 분석한 음주의 경제.사회적 비용은 우리나라의 경우 14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GDP의 2.8%에 달하며 이같은 수치는 미국(2.3%, 92년기준), 일본(1.9%, 87년), 캐나다( 1.1%, 92년), 호주(1.0%, 92년)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00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음주량도 8.9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평균인 9.5ℓ보다 적었으나 1990년의 23위보다 6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연구소는 이제는 기업들이 음주중심의 회식과 접대문화에서 탈피하는 것을 필두로 생산성 향상과 직원 건강을 위해 회사 규정에 음주관련 사항을 넣어 제재조치를 하고 음주에 대한 교육과 상담 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주 기자